「불의 기억 - 자연, 인간, 생명의 길」
‘불의 숨길’ 곳곳에 설치된 예술 작품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생'에 대해 사유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전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응회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향유하기 위해 마련되는 특별한 아트 프로젝트입니다. 세계자연유산 지역에서 펼쳐지는 아트 프로젝트는 자연과 교감하면서 자연의 공간을 해석하는데 초점을 둔 작업이 특징입니다.
<불의 기억-자연, 인간, 생명의 길>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거문오름에서 용암동굴계의 흐름을 따라 불이 흘러갔던 바다 입구까지 약 21km 구간 3개의 길을 따라 걷는 전시공간으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길(용암 길)의 주제는 ‘자연의 기억’으로 용암이 흘러내렸던 협곡을 끼고 숲길을 걸으며 화산도로서의 제주의 자연사를 기억하는 작업들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길(동굴 길)의 주제는 ‘인간의 기억’으로, 웃산전굴이 끝나는 곳에서 만장굴 3입구, 북오름굴, 대림동굴, 만장굴 2입구로 이어집니다. 동굴에서 제주의 4.3을 떠올릴 수 있으며 이곳의 신화, 샤먼, 전설 등 문명의 이야기를 만들어 갔던 인간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세 번째 길(돌과 새 생명의 길)은 만장굴 입구로부터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을 거쳐 월정리 바다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이 길은 화산이 형성되고 용암의 불이 흘러내려 마침내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는 바닷가로 귀착되는 여정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전시작품을 통해 코로나 위기를 맞은 인간의 문명을 반성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과 생명’에 대한 의미를 사유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유현주 | 전시감독
[ 전시 장소 및 관람 시간 ]
※전시 관람을 원하시는 분들은 '불의 숨길' 탐방 참가 신청이 필요합니다.
-첫번째 길 [용암의 길] 09:00~17:00 입장마감 14:00
-두번째 길 [동굴의 길] 09:00~17:00 입장마감 15:00
-세번째 길 [돌과 새 생명의 길] 09:00~17:00 입장마감 15:00
Click >>> 탐방 참가 신청
[ 참여작가 ]
강술생, 고승현, 고윤식, 김기대, 김도형,
김순임, 박봉기, 박형필, 부지현, 서성봉,
여상희, 이승수, 이연숙, 이용덕, 이응우,
전원길, 정만영, 정혜령, 하석홍, 한석경
(총 20명)
[ 첫번째 길_용암의 길 작품소개 ]
※소개 순서는 탐방로 관람 순서
▲ 김도형(1) "Door-earth-Door"
stainless steel
거문오름에서 나는 공간과 공간이 끊어졌다가 또 다시 연결되는 문의 이미지를 본다. 우리는 문으로 혹은 창으로 이동과 소통을 한다. 용암이 흘렀던 이 역사의 공간을 여는 문은 현재의 장소에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입구이면서 관객이 숲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문과 문 사이의 숲에서 우리는 자연이 품고 있는 기억과 대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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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김도형 작가는 1996년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졸업 후 1999년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와 교육대학원 및 신라대학교 조소과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시다오 마을예술제(하이난 시다오섬, 중국, 2019), 쿠로시오 예술제(다네가시마, 일본, 2014~2019), 주와예술마을 야외조각전(허베이, 중국, 2014),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부산, 2012)등 동아시아를 넘나들며 200여회 이상 전시했고, 평창올림픽 화이어 아트 페스타(2018), 부산조각화랑페스티발(2009), 부산비엔날레 국제바다미술제(2002), PICAF 국제바다미술제(2000) 등에서 일했다.
▲ 고승현 "오름의 기억"stone(basalt), stainless wire
공중에 매단 돌은 그 아래 쌓아 올린 돌탑과 하나의 생명체처럼 보일 것이며, 바람에 의해 움직이게 된다. 함께 설치된 21개의 돌탑들은 제각기 회전하며 서로 조화를 이룬다. 용암이 흘렀던 협곡 위에서 돌탑은 지난 날 오름의 분출을 상기하며 숲 속의 모든 생명체들과 함께 작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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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미술가 고승현은 1981년부터 야투 자연 미술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2004년 부터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상임운영위원 장으로서 활동 중이다. 또한 국제네트워크를 통해 야투자연미술정신을 확산하고 실행하는 글로벌 노마딕 아트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2020년까지(총 15개국)기획, 운영해오고 있다.
▲ 이승수 "태초"vine, deadwood, basalt, leaves etc...불의 길 시작을 알리는 난형의 형상을 통해 자연의 생명과 신비로움을 상징적으로 제시한 작품이다. 이 작업은 줄기 식물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알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주변부의 현무암과 나뭇잎을 활용하여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오름의 탄생을 은유한다. 고사목과 넝쿨줄기 및 현무암 등 자연의 재료로 만들어진 알의 형상은 자연의 모태를 나타내며, 인간의 문명 이전에 존재한 생명에 대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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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b.1977)는 제주출생으로 현재 제주시 화북지서 옛터였던 마을 돌 창고를 얻어 작업실로 활용하고 있다. 섬에서 자란 스스로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오랜 시간과 공간의 흔적이 담긴 자연물이나 인공물을 발굴하며, 기억의 의미를 찾는 작업을 한다. 숨비(오픈스페이스 배, 부산, 2019), 숨비(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2018) 외 10여회 개인전을 했다.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다대포해수욕장,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바람과 흔적, 플래그아트>(2019), <아시아를 그리다>(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2019), <99+1>(제주도립미술관, 2019) 등 100여회 전시에 참여했다. 하정웅 청년미술상(광주시립미술관, 2016), 초계청년미술상(초계미술관, 2011), 대한민국 신진작가상(문화관광부장관상, 2005) 등 수상 경력이 있다.
▲ 김기대 "환상어 phantom Fish"stan piano wire, stan wire, transparencia sheet, fishing gut인간은 예로부터 소자연의 형상에 생태와 인격을 넣어서 대자연을 넘어서는 강력한 존재들을 만들어냈다. 숲, 산, 바위, 동물, 나무까지 수많은 상상의 존재에게 질문하고 도움을 바랐다. 이렇게 의미부여 당한 소자연들은 인간들에게 가공되지 않고 잘 보존되는 편인 것 같다. 작가는 어릴 적 물웅덩이에서 발견한 신비한 생물을 곶자왈(거문오름)에서 다시 발견한다. 작가의 상상 속에서 물웅덩이를 유영하던 투명한 생물은 성체가 되어 허공에 부유한다. 투명한 몸을 움직일 때마다 비늘이 물결처럼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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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대 작가는 9년 전 제주로 이주해 조각, 설치, 공공디자인, 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활동 중이다. 올해 6월 제주시 원도심 남성마을 내 주택을 개조해서 오픈한 전시 공간 ‘새탕라움’ 에서 공간 그리고 작가의 노동과 관련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 김순임 "흐르는 돌"Jeju red scoria, wire, Variable installation on 25 × 10m space용암이 흐르던 이 곶자왈은 “돌이 불이 되고, 불이 물이 되어 흐르고, 물이 돌이 되고, 그 돌이 물을 만들고 그 물이 생명을 만드는(작가노트)” 곳이다. 붉은 화산송이(scoria)는 제주에서 땅을 파는 공사를 하는 곳이면 어디든 흔하게 볼 수 있다. 많이 알려진 제주의 이미지는 검은 화산석이지만, 제주의 땅속에서 숨 쉬고 있는 돌은 붉은색, 회색, 검은색 등 다양하다. 작가는 강한 불꽃의 색과 이미지를 가진 붉은 화산송이(scoria)를 와이어로 카펫을 짜 엮듯이 들어 공중에서 부유하게 한다. 또한 작가는 땅속에서 불을 기억하던 이들이 새들과 거미들 그리고 강인한 식물들과 함께 한 몸 되어 숲의 공간을 유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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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임은 각 지역의 자연과 그로 인한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 Weaver(직조자)로서 공간과 공간, 공간과 사람, 자연과 자연으로서의 사람을 관찰하고 연결하고 시각화하며 발견된 이야기들을 지역 특유의 자연 오브제 및 공간과 엮어 설치, 조각, 영상, 사진, 퍼포먼스, 드로잉 등 다양한 방식으로의 표현을 실험한다. 최근 해양플라스틱을 주제로 전시했으며 현재 부산 홍티아트센터 입주 작가로 있다.
▲ 정혜령 "자라다_땅의 기억"knitting with paper covered wire, rocks이 작업은 척박한 땅에서 바위를 감싸 쥐고 자라는 제주의 나무이자 생명의 근원인 물방울을 뜻한다. 동시에 거문오름에서 월정리까지의 용암길을 탄생시킨 불의 씨앗을 상징하고 있다. 흙보다 돌이 많은 척박한 환경의 제주 나무들은 수분을 공급받기 위해 뿌리로 바위를 감싸며 자란다. 한 땀 한 땀 시간을 쌓으며 뜨개질하는 작가의 행위를 통해 바위의 기억과 땅의 기억을 품고 자라는 나무처럼, 작품은 자라날 것이다. 나무와 바위의 관계, 나무와 그에 기생하는 또 다른 식물의 관계 등 치열하지만 서로 공생하는 제주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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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령 작가는 낯선 곳에서 머물며 관찰하는 것을 통해 영감을 받아 작업하기를 즐긴다. 공간과 재료의 물성에 관심을 갖고 주로 현장에서 수집한 재료와 전시 공간을 이용하여 작업 하고 있다. 성신여자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조각을 공부했으며 야외 설치에 흥미를 갖고 2001년부터 설치그룹 마감뉴스, 2008년부터 바깥미술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관훈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 <보이지 않는 공간>(1999년)을 시작으로 9회 개인전
(2018 년)을 일본의 산반죠 갤러리에서 개최하였다. 최근 그룹전으로는 2019년 가을살롱전(갤러리아, 덴마크), 평화문화진지 아카이빙 프로젝트(도봉평화문화진지, 서울), 왕복달리기(사공토크 기획, 서울) 등이 있다.
▲ 서성봉 "녹색 펜스와 입마개"wood, stainless steel, brass, thong녹색 펜스의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연과 생명의 보호라는 희망을 담고 있지만, 구속이라는 느낌으로 보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의 말에서 ‘자연 보호란 없다’고 했듯이, 누가 누구를 보호 한단 말인가. 자연물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 작가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이기심 혹은 과도한 사랑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가두거나 혹은 훼손하는 문제를 거론한다. 나무로 만든 녹색 펜스 안에 가두어진 입마개 된 돌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그동안 자연을 어떻게 대해 왔는가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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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봉(b.1977)은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조소)에서 공부하고 성신대학교 아트&디자인 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조각을 전공했다. 2007년 <공간-소통>(가나아트스페이스 1층, 서울)을 시작으로 작년 개최된 <심상전개도 心象展開圖>(ini갤러리, 제주, 2019)까지 10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포스코 협업 작업(포항 일대 2019), 발리-제주 ‘지표적 상징’(JCC아트센터, 서울/예술공간 이아, 제주, 2018), 부재의 기술(예술공간 이아, 제주, 2018), 생태미술<공존-순환>(제주현대미술관 2017), 가케가와시 <차엔날레 2017>(일본-가케가와시, 2017), 초계미술관 초계미술상수상 초대전(초계미술관, 2016) 외 다수 전시했다.
▲ 고윤식 "피어오르다"pillar of basalt (10×10×100cm) Variable installation용암의 대지에 꿈틀대는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서있는 현무암 기둥은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자연과 어울리기 위해 솟아오른 것이다. 오랜 인내의 시간으로 땅속에서 만들어진 현무암 기둥들은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가공되어 인간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자연과 마주한다. 이 작품은 비석과 같이 또는 대지에 향을 피워놓은 모습으로 길 건너의 숲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송전탑을 마주한다. 들판에 세워진 이 작은 비석들은 인공물이지만 자연의 또 다른 풍경이며, 인간 문명에 대한 예리한 비판적 사유를 상징하는 기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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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식(b.1983)은 제주 출생으로 제주대학교와 독일 자브리켄 예술대학교에서 공부했다.
독한예술협회 '독한녀석들'(German Korean Artist Cooperation) 활동 중이며,
제주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미술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조형과 퍼포먼스, 미디어 등 장르를 넘나 들며 다양한 작업을 한다.
다시 돌아온 고향 제주도에서 익숙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에 관심갖고 있다.
<기억의 숲>(예술공간 파도, 제주, 2019), (제주문예회관; 초계미술관, 2018) 등 다수 전시 했다.
▲ 부지현 "비추고 반사하다"
stainless super mirror
주변을 파괴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담담히 비추어 내는 물의 성질이 대변하듯, 자연은 항상 조화를 이루는 자신만의 방법을 갖고 있다. 자연은 급작스레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에 맞춰 진화하며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이는 완벽이 아닌 완전한 공생의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반원은 수면에 반사됨으로써 완전한 하나의 원을 이룬다. 수면에 놓인 반원은 자신을 반사하여 완연한 하나의 원을 이룸으로써 굴절하는 대신 반사하여 서로를 받아들여 왔던 자연 일체를 다시금 자각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자연에 개입하면서 자연을 비추어 내는 이 작업은 보다 완연하게 자연과 공생하기 위한 자연과 인간 쌍방의 노력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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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현(b. 1979)은 바다로부터 영향 받은 자전적 기억과 경험을 증폭시켜 공간 안에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여 미학적 감성을 일깨우는 작업을 한다. 바다는 작가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일상적 환경이면서 동시에 과거로부터 축적된 경험과 기억의 장이다. 더불어 여전히 작가적 욕망을 추동하는 근원이 된다. 바다에서 비롯된 어둠, 소리와 수평선 등 비물질적 요소들은 작가의 경험과 기억을 기반으로 재해석되어 전시 공간 안에서 집어등과 같은 물질적 요소들로 구현된다.
[ 두번째 길_동굴의 길 작품소개 ]
※소개 순서는 탐방로 관람 순서
▲ 박형필 "혼"
철사에 한지
제주의 아픈 기억 4.3사건에 희생된 넋을 기리는 작업이다. 자연이 만든 동굴과 습곡에는 자연의 역사가 뿌리 내리고 있지만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역사도 숨겨져 있다. 나무 뿌리에 달린 한지로 만든 하얀 꽃잎은 아픈 영혼들에게 바치는 위무의 헌화이며 어두운 동굴을 밝히는 빛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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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필 작가의 작업은 “오래된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며 탐구하는 과정이다.”(작가노트)
부산국제아트페스티발(해운대 2000), 금강자연미술엔날레(공주 2004, 2008, 2012), 바깥미술전(자라섬 2006~2012), 국제강원환경미술초대작가전(홍천 2007~2017), 평창동계올림픽 파이어아트페스타(경포대 2018), 국제 눈.얼음조각전 (러시아 살레하르트(2015), 중국 하얼빈(2016), 중국 내몽고(2018)을 비롯 국제자연미술전 러시아(수시니바 2009), 불가리아(Gabrovtsi 2016), 멕시코 (Colima 2017), 일본 (Hiki 2009, 2019) 외 등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 이연숙 "빛과 소리 그리고"미러 아크릴, 스테인리스 스틸, 혼합재료불이 만들어낸 장소, 불이 지나간 자리에서 그곳을 드나드는 생명과 그곳을 지키고 있는 생명의 순환을 생각한다. 작가는 그 곳에서 들리는 소리와 빛을 통해 장소의 기억을 담고자 하며, 위험을 알리는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로, 그리고 빛과 소리를 매개로 동굴 안과 밖 경계의 공간을 연출한다. 빛은 동굴 내부의 살갗을 드러내고 동굴의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에 설치한 스펙트럼 컬러는 이곳의 다양한 이야기를 시각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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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숙(b. 1976)은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골드 스미스 칼리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일상의 경험과 장소 기억 그리고 인식의 변화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봉다 리>(2017, 광주신세계갤러리) 전시에서 소용을 다하고 버려진 일상적 오브제를 통해 개인의 기억을 특정 사건과 결합하여 사회적 문제의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구체적인 사건이나 사회 현상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의 삶을 통해 국가, 사회의 공공성과 정치 등으로 그 관심사가 확장되고 있다. 신당창작아케이드(2017),서울혁신센터(2016), 성북도원(2015), 오래된 집(2015)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기획 전시에 참여했다. 그 장소가 보여주는 건축적 공간과 축적된 개인사적 내러티브에 주목하고 영상, 조각, 공간 설치와 퍼포먼스 공연을 하며 공감각적 서사 구조를 만들어 내는 장소 특정적 작업을 진행 중이다.
▲ 전원길 "흐르는 생명"각목, 아크릴컬러용암이 흘러간 굴이 무너져 생긴 함몰지는 작은 생태계를 형성한다. 나뭇가지의 방향, 바위의 생김새 등에 연계하여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빨간색의 긴 선들이 나타난다. 천천히 움직이는 이 선들은 어두운 함몰지에 시각적 활력을 공급하며 자연과 연계된 시각적 조형 상태를 만든다. 보이지 않지만 이 곶자왈 내부에 흐르는 생명의 관계와 균형을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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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길은 나뭇잎, 돌, 그림자 등과의 우연적 만남을 미술적 관계를 맺음으로 표현하는 자연 현장 작업과 사진, 회화, 드로잉 등의 실내 작업을 하고 있다.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순간적이고 직관적인 행위들은 때로 평면 회화의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영국 첼시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코리아 투모로우
( 성곡미술관, 2015), <바다미술제>(부산 다대포, 2015)를 비롯하여 경기도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의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경기도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야외용 스피커, 태양광 패널, 용암길 GPS 정보 소리 변환 편집
불의 길이 만든 많은 동굴들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흔적과도 같다. 아주 천천히 지구의 시간대로 움직이는 것의 흔적은 소리의 이미지로 남겨진다. 이 작품은 곶자왈 지대에 많은 생명의 소리들을 채집하고 편집하여 숨골 속에서 흐르게 하였다. 이것은 움직임이 시작된 곳에 생명이 모여 들고 새로운 생명의 의미가 다시 시작하는 것을 은유한다. ※ 전원길의 "흐르는 생명"과 같은 공간에 설치 되어 있다. "생명의 움직임" 제목을 클릭하면 사운드 감상이 가능하다.
▲정만영(2) "불의 기운"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야외용 스피커, 태양광 패널, 용암길 GPS 정보 소리 변환 편집
곶자왈 곳곳에 숯을 만들며 삶을 유지하던 사람들의 흔적인 숯 가마터는 오름의 모습과 닮아 있고 내부는 용암굴과 닮아 있어 마치 작은 숨골을 연상시킨다. 나는 땅의 숨소리를 들었고, 그 생명의 소리를 땅에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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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영은 사운드 설치미술가로 활동하면서 장소와 소리의 공통 지점들을 연구하는 지역 리서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사운드 스케이프 CD 시리즈는 ‘미얀마’, ‘실상 사’, ‘부산원도심’, ‘부산 중앙동 인쇄골목’, ‘부산 초량 산복도로’ 5편이 있고 ‘실상 사 사운드스케이프-소리비’는 정식 발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14회의 개인전과 <혼종> 메이드 인 부산 (보안여관, 서울, 2020), <소요의 시간>-식물생태 아트리서치(구봉산, 부산, 2019), <날씨의 맛>(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 2018)외 국내외 비엔날레 및 아트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 위 작가가 직접 찍은 숯가마터 사진을 클릭하면 "불의 기운" 사운드 감상이 가능하다.
▲여상희(1) "영靈"천, 촛농, 글루건, 신문지 조형물 등숲 속 거대한 긴 팔을 늘어뜨리고 있는 나무에 그 숲에 다녀간 모든 자연에 대한 기원을 담아 작가는 천을 나무에 묶는다. 기원을 올리는 양초로 만든 바다의 산호, 해초, 육지의 식물과 숲 속 사슴류의 형상, 두개골 크기의 돌과 나무에 달린 백발. 이 모든 것은 인간과 자연의 순환 그리고 숲에 사는 영의 존재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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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희가 신문지로 만든 돌들은 사회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해체되어 박혀있다. 이는 마치 사회가 남기는 ‘사리’와도 같다. 근현대사에 나타난 국가폭력을 주제로 한 설치 미술 작업으로 광주비엔날레(2018년)에 참여했고 제주4.3미술제에 다수 참여했다. 최근 도시 재개발에 의해 사라지는 것들을 기억하기 위한 아카이브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개인전 7회 개최, <대전감옥소1919>(대전근현대사전시실, 2019), <막다른 골목 사라진 집>(구 충남도청사 전시실, 대전문화재단 주최, 2019), 제주4.3미술제(예술공간이아갤러리, 제주, 2019), 광주비엔날레(아시아문화의전당, 광주, 2018), <오르다 내리다-초량1925>(일맥문화재단, 부산, 2018), <침묵을 흔들다>(40계단기념관, 부산, 2018)외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 세번째 길_돌과 새 생명의 길 작품소개 ]
※소개 순서는 탐방로 관람 순서
▲ 하석홍 "White day 또는 Gift Wrapping"
작가가 직접 제작한 돌, 랩 등
오방색의 돌들이 대지에 흩어져 숨 쉬고, 비상하는 새들이 하늘로 날아올라 우리의 움츠린 몸을 펴게 해주는 날들이 올까? 용암이 흘러내린 동굴 위에 인간의 도시 문명이 들어서고 아스팔트가 자연을 랩핑(wrapping)하는 이 시대 작가는 자연이 주는 선물을 상상한다. 달콤하고 화려하게 포장된 돌 사탕 선물을 신의 영혼의 전달자이자 하늘과 땅을 잇는 까마귀가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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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홍 작가는 제주출신으로 미술과비평기획 ACAF2020 초대작가(예술의전당), 루치 올라초대 “하석홍전”(2019년), 예술의전당기획 “봄 그리고 봄”전(2018년) 등에 참여했다. 직지코드의 영화감독 우광훈과 하석홍 돌 작가의 설치미술 콜라보 전시에 초대받아 출품 했고, JDC제주신화아트페어, 돌我보카전, 돌문화공원오백장군갤러리 등에서 다수 전시했다.
▲ 한석경 "겁劫"
나무, 흙, 철파이프, 돌
수만 년 전에 흘렀던 용암은 땅도 동굴도 만들었고 그 위에는 씨앗이 자리 잡아 풀이 자라나고 새가 날아들었다. 현재 우리의 눈에 보이는 제주도 땅에는 억겁의 시간이 쌓여있다. 용암이 흐르던 그 길 곁에 서 있던 큰 나무들은 다 타서 쓰러지기 전에 용암이 달라붙어 굳은 채 용암나무(Lava Tree)로 자라난다. 억겁의 시간에 또 다른 시간이 용암나무 위에 쌓이게 되면서 풀이 자라나게 되고 생명이 스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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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경은 공간 속에서 발생하는 물질을 소재 삼아 공간과 사물의 관계에 관해 연구한다. 이를 평면 및 영상, 설치작품 등 시각적 결과물로 구현하고 있는 미술가다. 2016년부터는 분단 상황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배경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하고 있다. 2019년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창작지원 개인전 작가로 선정되어 <시언: 시대의 언어>을 전시했다. 2020년 한국전쟁발발 70년을 기리는 전시 <낯선 전쟁>에 참여,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국내외에서 개인전 4회 및 120여 회 그룹전에 참여했고, 종종 타 장르의 예술가들과 공간에 관한 협업을 하며 연극, 영화, 교육, 출판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프로젝트 활동을 한다.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2008)했다.
▲ 이응우 "돌과 바람의 화음"철, 대나무
제주 현무암으로 만든 ‘정낭’은 삼무도(도둑, 대문, 거지가 없음)의 전통 중 으뜸이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제주의 자랑거리다. 이것은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 속에 살아온 사람들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약속이다. 나의 작업은 제주 ‘정낭’을 모티브로 한다. 관람자들은 작품의 구멍 속에 머리를 디밀고 제주의 바람이 들려주는 자연과 환경, 그리고 역사의 이야기를 들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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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우는 1981년 야투의 창립회원으로 참가하여 현재까지 40년 가깝게 자연현장의 미술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 직간접으로 참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세계예술유목프로젝트"의 총감독으로 자연미술운동의 확산에 기여한 바 있다. 개인전 10회 개최, 세계예술유목-2016(이란, 케심~테헤란), 창조와 숲의 소리(일본, 요코하마, 2016), 창원조각비엔날레(한국, 창원, 2016), 세계예술유목-2017(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독일, 프랑스, 리투아니아, 터키), 세계예술유목-2018(영국, 다팅턴), 북경디자인과 미술 교류 포럼 “한국자연미술” 발제(중국, 북경, 2018) 에치코츠마리트리엔날레 <대지의 바람>(일본, 2018), 세계예술유목-2019(멕시코, 유카탄반도) 등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 여상희(2) "회귀의 구"
모래 무더기와 신문지 조형물 등
신문지 종이는 나무로 만들어지고 그 나무들은 흙에서 자양분을 받는다. 그 흙은 또 다른 싸이클로 만들어진다. 자연의 싸이클 속에서 인간의 행적들은 시간에 의해 잊혀지고 부서지고 사라진다. 건물도 집기도 모두 짧은 생을 살다 폐기된다. 신문지는 인간을 대변한다. 자연의 한 부분인 인간이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그 마지막 과정을 상징한다. 작품들은 제주의 흙 위에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또 거친 비바람을 맞으며 자연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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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희가 신문지로 만든 돌들은 사회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해체되어 박혀있다. 이는 마치 사회가 남기는 ‘사리’와도 같다. 근현대사에 나타난 국가폭력을 주제로 한 설치 미술 작업으로 광주비엔날레(2018년)에 참여했고 제주4.3미술제에 다수 참여했다. 최근 도시 재개발에 의해 사라지는 것들을 기억하기 위한 아카이브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개인전 7회 개최, <대전감옥소1919>(대전근현대사전시실, 2019), <막다른 골목 사라진 집>(구 충남도청사 전시실, 대전문화재단 주최, 2019), 제주4.3미술제(예술공간이아갤러리, 제주, 2019), 광주비엔날레(아시아문화의전당, 광주, 2018), <오르다 내리다-초량1925>(일맥문화재단, 부산, 2018), <침묵을 흔들다>(40계단기념관, 부산, 2018)외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 박봉기 "호흡"
대나무
수많은 대나무를 서로 엇갈리게 엮어서 만드는 이 작업은 바람의 궤적 같은 외형을 따라 내부로 들어오면 관람자를 부드럽게 품어주면서 작품의 안에서는 제주의 풍경이 덜 보이도록 설정하였다. 이 설치작업은 쉼을 위한 공간이면서 용암이 흘렀던 끝자락에서 거대한 순환의 호흡과 우리의 숨결을 다독이는 장소로 작용하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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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기 작가는 “자연 순환의 섭리와 호흡을 함께하는 정서를 담는 작업을 지향하고 있”다 (작가노트) 바깥미술 두물머리전 <순환의 땅, 대지를 상상하다>(두물머리 양평, 2020), Harbin International Ice & Snow Festival (Harbin, China, 2020), 문신탄생 100주년 기념 대작전 <자연적 접근>(문신미술관, 창원, 2020), 핑통국제등축제(다펑만, 대만, 2019) 등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 김도형(2) "Door-earth-Door"stainless steel
탐방로의 출구 쪽에 해당하는 곳에 설치되는 이 문은 공간과 공간이 끊어졌다가 또 다시 연결되는 이미지를 느끼게 해준다. 거문오름에서 시작해서 용암이 흘렀던 시공간의 흐름을 만장굴과 월정리 바다로 다시 연결시키는 이 문은 인간과 자연이 서로 공생의 길을 가야하는 미래의 생명의 길로 연결된다. 그 문은 끝없이 열리며 이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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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김도형 작가는 1996년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졸업 후 1999년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와 교육대학원 및 신라대학교 조소과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시다오 마을예술제(하이난 시다오섬, 중국, 2019), 쿠로시오 예술제(다네가시마, 일본, 2014~2019), 주와예술마을 야외조각전(허베이, 중국, 2014),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부산, 2012)등 동아시아를 넘나들며 200여회 이상 전시했고, 평창올림픽 화이어 아트 페스타(2018), 부산조각화랑페스티발(2009), 부산비엔날레 국제바다미술제(2002), PICAF 국제바다미술제(2000) 등에서 일했다.
▲ 강술생 "우후석순(雨後石筍)"당처물밭의 모래, 관객참여형 퍼포먼스 흔적우후석순(雨後石筍)은 당처물 동굴 주변 밭의 모래를 이용한 참여형 생태예술이다. 작가와 참여자들은 동굴 속에 스며든 빗물 한 방울이 되어 모래로 석순을 형상화하고,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결춤을 춘다. 참여에 의해 만들어진 수많은 모래 석순들은 전시하는 동안 비와 바람에 의해 모양이 변형되거나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 자체를 결춤(김미숙과 퍼포먼스 협업)을 통해 작품의 완성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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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술생은 제주 출신의 생태미술가이다. 자연에 의해 저절로 되는 것, 인위적이지만 자연스러워지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조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회화, 설치, 생태미술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개인전 <마음의 집>(갤러리비오톱, 제주, 2020), <텅 빈 마음>(갤러리 비오톱, 제주, 2018), <어머니와의 산책>(갤러리 비오톱, 제주, 2017), <세심: A Clear Mind>(까레 드 쿠아냐르; 노정 쉬르 마른 시, 프랑스, 2016), <洗세心심: 마음을 씻다>(갤러리 비오톱, 제주, 2016) 외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 이용덕 "기억의 풍경 속에 그대가 서 있다"나무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해 온 말이 추억의 역사를 담아내며 숲의 정령들처럼 어슬렁거리다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다. 뚫려진 몸체는, 주변 숲과 환경을 받아들이고 이를 채워 한층 더 영(零)적 존재로서 신비감을 자아낸다. 인간과 말(馬)의 관계성을 통해 아름다운 역사를 이루었던 지난 날을 기억하며 미지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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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작가는 1967년 전남 보성 태생이다. 경희대 및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5회의 개인전과 100여회의 그룹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으며 최근 “경기아카이브 전”(상상의마당, 수원시), “Echo go - Tsumari Art Triennale”(토카마치.니카타 현) 전시 등에 참여했다.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며,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경기도미술관, 일산킨텍스 제2전시장, 영동 조각공원, 신세계명품관 등에 작품이 소장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