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제주신문] 지하에 숨겨진 제주의 가치…미지의 세계로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특별탐험대’
  • 관리자|2020-09-20

[제주신문=허영형 기자] 지난 18일 오전 베일에 싸여있던 제주의 용암동굴을 탐사할 기회를 얻은 특별탐험대가 만장굴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설사의 뒤를 따르는 탐험대의 모습에서 얼핏 고(故) 부종휴 선생을 따르던 학생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020 세계유산축전 가치확산 프로그램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특별 탐험대 만장굴&김녕굴’을 통해 만장굴 미공개 구간과 김녕굴 미공개 지역을 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진으로만 확인할 수 있던 미지의 영역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252명 모집에 3432명이 지원, 13.6대 1의 신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황색 전신수트와 헬멧, 장갑 등을 착용한 탐험대가 만장굴 입구에 모이자 본격적인 탐사가 시작됐다.

해설사의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출입금지‘ 표지를 넘어 미지의 영역에 첫발을 내딛은 탐험대의 얼굴에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기대감이 서려있었다.

 

특별탐험대가 만장굴 미공개 구간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만장굴은 처음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헤드랜턴과 손전등을 비추는 곳마다 보이는 용암의 흔적들은 탐험대를 더욱 깊은 동굴속으로 이끌었다. 

동굴 천장에는 용암 종유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으며 벽면에는 용암이 선반처럼 굳어진 용암선반이 보였고, 동굴 더 깊은 곳에서는 용암교와 V자모양의 계곡 같은 지형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빛, 은빛의 박테리아는 탐험대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만장굴 내부.

 

만장굴 탐사가 마무리될 즈음 동행한 해설사는 탐험대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했다.
해설사의 지시에 따라 둥글게 선 탐험대가 모든 조명을 끈 순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어둠이 이닥쳤다.

시각이 사라진 생소한 경험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귓가에 고래 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해설사의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온 고래 울음소리는 가슴 언저리를 찌릿하게 울리다 동굴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다시 손전등과 헤드랜턴이 켜지고, 탐험대는 남은 여운을 뒤로한 채 동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동굴 밖으로 나온 탐험대는 다음 탐사를 위해 숲길을 통과해 김녕굴로 향했다. 

김녕굴과 만장굴은 하나의 화산 동굴계에 속하고 있었지만 후에 동굴 천장이 함몰돼 두 개의 동굴로 구분됐다. 

거대한 입구를 통해 들어간 김녕굴의 첫 모습은 만장굴과 사뭇 달랐다. 동굴 바닥의 많은 양의 탄산염 퇴적물이 쌓여 있어 마치 백사장을 보는 듯했다. 

 

김녕굴 내부.

 

굽이진 동굴을 걷다보니 점점 용암동굴의 특징들이 확인되더니 눈앞에 규모는 작지만 용암폭포가 나타났다. 선명하게 새겨진 용암의 흐름은 김녕굴이 용암동굴임을 확실히 인식시켜 줬다.

김녕굴 탐사가 끝나고 입구로 돌아오는 길, 2시간이 넘는 강행군 탓에 탐험대가 다소 지쳐보였는지 해설사는 제주에 부임한 판관 ’서린‘이 김녕굴에서 요사스러운 뱀을 죽였다는 내용의 전설을 들려줬다. 제주에는 이 전설과 관련한 판관서공련기념비와 제주판관서공련사적비가 존재하고 있다. 

특별했던 만장굴&김녕굴 탐사는 김녕굴 바로 옆 가지굴을 내려다 보며 마무리됐다.

탐험에 참가한 A씨는 탐사가 끝난 뒤, “어쩐지 동굴에서 본 커다란 균열이 머리에 남는다”며 “제주의 숨겨진 보물인 용암동굴의 가치를 알리고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보도매체 : 제주신문 ( http://www.jejupress.co.kr )
■ 보도일자 : 2020.09.20
■ 작성기자 : 허영형 / hyh8033@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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